"소비 쿠폰 중심의 확장 재정 정책은 경기를 살리기보다 물가만 자극한 뿐"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이 2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727조 9000억원 규모의 2026년도 예산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재명 정부의 ‘슈퍼 예산’을 비판했지만, 정부가 제출한 원안을 거의 그대로 수용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국민의힘 실세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쏠쏠하게 챙기는 기민함을 보여줬다.

이재명 정부의 예산안이 5년 만에 여야 합의로 순조롭게 마무리된 그 날 공교롭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재정적자를 경고했다. OECD는 2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 정부가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재정적자가 수년간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한국의 재정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사실은 여러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1~9월 재정적자는 102조원이다. 이는 GDP(2024년 2,549조원)의 4%로 건전재정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3%’를 크게 웃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내년에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비기축통화국의 마지노선인 60%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한국 경제의 부채 문제는 심각하다. 가계부채 비율은 전세보증금을 포함하면 세계 1위다. 기업부채도 최근 급격히 상승하여 기업의 줄도산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 민간이 버블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막을 마지막 보루인 정부조차 포퓰리즘으로 가득한 확장 재정 정책을 쓰고 있다.

프랑스는 ‘고복지-저생산성’ 모델을 고수하다가 ‘부채 딜레마’에 빠졌다. 프랑스는 정부 적자를 줄이기 위해 긴축 재정과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재정위기’라는 종착역으로 시나브로 가고 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당대표는 "이재명 정부는 포퓰리즘 예산으로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의 병자’를 따르고 있다"며 "영국과 프랑스가 좌파 정권의 무분별한 ‘복지 퍼주기’로 재정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원진 당대표는 이어서 "이재명 정부가 집착하는 보편적 복지 모델은 선택적 복지를 따른 영국과 프랑스보다 더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라면서 "소비 쿠폰과 기본소득 중심의 확장 재정 정책은 경기를 살리기보다 물가만 자극할 뿐이고 장기적으로는 ‘재정위기’로 귀결된다"라고 덧붙였다.